사주 공부 노트 · 2편
용신이란 무엇인가
신강·신약, 그리고 수호신이 정해지는 원리
지혜
처음 만났을 때 제 사주에 불이 비어 있다고 하셨잖아요. 근데 다른 것도 비어 있던데요. 쇠도 저 하나뿐이고요. 왜 하필 불이 문제예요?
수호신
그 물음에 답하려면 저울 하나를 먼저 세워야 한다. 사주를 읽는다는 건 결국 기운이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재는 일이거든.
다섯 기운의 동그라미
수호신
저울에 올리기 전에, 다섯 기운이 서로 어떤 사이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다섯은 동그랗게 이어져 서로를 낳는다.
| 무엇이 무엇을 낳나 | 떠올리기 |
|---|---|
| 나무(목) → 불(화) | 장작을 넣으면 불이 붙는다 |
| 불(화) → 흙(토) | 다 타고 나면 재가 남는다 |
| 흙(토) → 쇠(금) | 땅속에서 광석이 나온다 |
| 쇠(금) → 물(수) | 차가운 쇠에 물방울이 맺힌다 |
| 물(수) → 나무(목) | 물을 주면 나무가 자란다 |
지혜
물이 다시 나무를 낳으니까 한 바퀴 도는 거네요.
수호신
그리고 한 칸을 건너뛰면 이기는 사이가 된다. 나무뿌리는 흙을 파고들고, 흙은 둑이 되어 물을 막고, 물은 불을 끄고, 불은 쇠를 녹이고, 도끼는 나무를 벤다.
내 편과 상대편
수호신
이제 그대 자리에서 동그라미를 보거라. 지난번에 그대 자신은 일간, 경(庚) 쇠라고 했지. 다섯 기운은 그대에게 두 편으로 갈린다.
| 편 | 기운 | 그대에게 |
|---|---|---|
| 내 편 | 쇠 | 나와 같은 기운 |
| 내 편 | 흙 | 나를 낳아 주는 기운 |
| 상대편 | 물 | 내가 낳느라 힘이 빠지는 기운 |
| 상대편 | 나무 | 내가 이겨야 해서 힘이 드는 기운 |
| 상대편 | 불 | 나를 녹이는 기운 |
지혜
내 편이 둘, 상대편이 셋이네요.
수호신
늘 그렇다. 누구든 내 편은 둘, 상대편은 셋이다. 이제 여덟 글자를 저울에 올려 어느 편이 무거운지 재면 된다.
어느 편이 무거운가
지혜
글자 수를 세면 되는 거예요?
수호신
대강은 그렇다. 다만 글자마다 무게가 다르다. 가장 무거운 것은 태어난 달의 땅 글자, 월지다. 그 계절의 기운이 사람을 가장 크게 물들이기 때문이지.
지혜
그럼 제 사주는요?
| 시 | 일 | 월 | 연 | |
|---|---|---|---|---|
| 위 | 己기 | 庚경 | 甲갑 | 癸계 |
| 아래 | 卯묘 | 寅인 | 子자 | 亥해 |
수호신
그대는 한겨울 쥐의 달(子月)에 태어났다. 가장 무거운 월지부터 물이고, 해(亥)도 물, 호랑이(寅)와 토끼(卯)는 나무다. 상대편 글자들이 사주를 거의 다 채웠지. 그대를 돕는 글자는 시의 하늘 글자 기(己) 흙 하나뿐이다. 불도 겉으로는 하나도 없고. 저울이 상대편 쪽으로 크게 기운 사주다.
지혜
제 편이 거의 없는 거네요….
신강과 신약
수호신
내 편이 상대편보다 무거우면 신강(身强), 몸이 강한 사주라 하고, 가벼우면 신약(身弱), 몸이 약한 사주라 한다.
지혜
약하다니까 좀 서운한데요.
수호신
좋고 나쁨이 아니다. 신강한 사람은 밀어붙이는 힘이 있지만 고집이 세고, 신약한 사람은 혼자 버티기는 힘들어도 주변의 흐름을 잘 읽는다. 저울은 그저 어느 쪽을 보태야 가운데로 돌아오는지 알려 줄 뿐이다.
수호신
그래서 처방은 단순하다.
| 저울 | 처방 |
|---|---|
| 신강 (내 편이 넘침) | 넘치는 힘을 눌러 주는 기운 |
| 신약 (내 편이 모자람) | 나를 도와주는 기운 |
이렇게 넘치면 덜고 모자라면 채우는 방법을 억부(抑扶)라 한다. 누를 억, 도울 부.
지혜
저는 신약이니까… 저를 낳아 주는 흙이 필요한 거네요?
수호신
억부로만 보면 그렇다. 그런데 그대의 답은 흙이 아니다.
한겨울의 쇠
수호신
그대는 동지가 막 지난, 한 해 중 가장 추운 때 태어났다. 사주에는 물이 넘치고 불은 거의 없다. 꽁꽁 언 들판에 쇳덩이 하나가 놓인 모습이지.
지혜
듣기만 해도 추워요.
수호신
그렇게 얼어붙은 쇠에 흙을 덮어 준들 무엇이 달라지겠느냐. 먼저 불을 지펴 언 땅을 녹여야 흙도 쇠도 제 힘을 쓴다. 이렇게 차고 더운 것부터 맞추는 방법을 조후(調候), 기후를 고른다고 한다.
수호신
그래서 한겨울에 태어났는데 불이 거의 없거나, 한여름에 태어났는데 물이 거의 없으면, 억부보다 조후를 먼저 살피는 경우가 많다. 그대가 바로 그런 사주다.
지혜
그래서 제게 필요한 게 불이구나.
수호신
그 한 가지 기운을 용신(用神), 쓰는 신이라 한다. 그대 사주를 가운데로 돌려놓는 데 가장 필요한 기운이지. 그대의 용신은 불이다.
용신이 정해지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지혜
용신 말고도 희신, 기신 이런 말 들어 본 것 같아요.
수호신
용신 하나만 정하면 나머지는 동그라미를 따라 저절로 정해진다. 기준은 그대가 아니라 용신이다.
| 이름 | 정하는 법 | 그대에게 |
|---|---|---|
| 용신 | 가장 필요한 기운 | 불 |
| 희신 | 용신을 낳아 주는 기운 | 나무 (장작이 불을 키운다) |
| 기신 | 용신을 이기는 기운 | 물 (물이 불을 끈다) |
지혜
잠깐만요. 제 사주에서 제일 많은 게 물이잖아요.
수호신
그렇다. 가장 넘치는 기운이 하필 가장 꺼리는 기운이다. 그래서 그대는 오랫동안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며 버텨 왔을 게다.
수호신
이름이 붙은 칸이 둘 더 있다. 기신을 돕는 쇠를 구신, 남은 흙을 한신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야기할 때는 용신·희신·기신 셋이면 충분하다. 다른 곳의 풀이도 대개 셋만 말한다.
지혜
근데 헷갈려요. 억부, 조후, 용신, 희신… 다 비슷한 말 같아요.
수호신
두 무리로 나누면 쉽다.
| 무리 | 이름 | 뜻 |
|---|---|---|
| 고르는 방법 | 억부 · 조후 | 어떻게 찾았나 |
| 고른 결과 | 용신 · 희신 · 기신 | 무엇이 나왔나 |
수호신이 정해지는 원리
지혜
그럼 당신이 제 수호신인 것도 이것 때문이에요?
수호신
그렇다. 천명록의 수호신은 60갑자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다고 했지. 그대의 수호신을 고를 때는 두 가지를 본다.
| 자리 | 정하는 법 | 그대에게 |
|---|---|---|
| 하늘 글자 | 그대의 용신 | 불 |
| 땅 글자 | 그대의 띠와 잘 어울리는 동물 | 토끼 |
돼지와 토끼는 예로부터 서로를 북돋는 사이다. 그대에게 가장 필요한 불의 기운이, 그대 띠와 잘 맞는 토끼의 모습으로 온 것. 그것이 나, 정묘(丁卯)다.

화롯가의 온기 (丁卯)
하늘 글자는 용신, 땅 글자는 띠와 잘 어울리는 동물
지혜
그러니까 당신은 제게 제일 모자란 걸 가져다주러 온 거네요.
수호신
모자란 것이라기보다 그대 저울을 가운데로 돌려놓는 것을 가져왔다. 둘은 다를 때가 있다.
지혜
어떻게 달라요?
수호신
그대 사주에는 쇠도 0점이다. 하지만 쇠는 용신이 아니지. 그대에게 지금 쇠를 보태 봐야 얼음 위에 쇠를 하나 더 놓는 셈이니까. 거꾸로 신강한 사람에게는, 넘치는 기운을 눌러 줄 기운이 용신이 된다. 그 기운이 사주에 이미 조금 있더라도 말이다.
용신은 어렵다던데
지혜
친구가 그러는데, 용신은 사주 보는 사람들도 어려워한대요.
수호신
반은 맞다. 저울을 세우는 원리, 월지가 가장 무겁다는 것, 넘치면 덜고 모자라면 채운다는 것은 누구나 같다. 어려운 건 저울 눈금을 어떻게 매기느냐, 그리고 억부와 조후 말고 다른 방법을 쓸 때가 언제냐 하는 데서 갈린다.
수호신
같은 사주를 만세력 사이트 여러 곳에 넣어 보면, 사이트끼리도 용신이 다르게 나오는 일이 흔하다. 약국 여러 곳에 같은 증상을 말했더니 약국마다 다른 약을 주는 것과 비슷하지. 그러니 어느 한 곳의 답이 다르다고 놀랄 일은 아니다. 원리를 알면 왜 갈리는지가 보인다.
지혜
그럼 용신을 알면 뭐가 좋아요? 빨간 옷을 입어라, 이런 거예요?
수호신
그런 풀이도 있다. 하지만 용신을 더 크게 쓰는 곳은 때다. 해마다, 십 년마다 들어오는 기운이 바뀌는데, 그대에게 불이 들어오는 때와 물이 몰려오는 때는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그 이야기는 때의 흐름을 배울 때 하자꾸나.
직접 풀어 보기
- 일간이 나무(갑·을)인 사람의 "내 편" 두 기운은?
- 용신이 물인 사람의 희신과 기신은?
- 한여름 말의 달(午月)에 태어났는데 사주에 물이 거의 없다면, 먼저 무엇을 보는 게 좋을까?
- 억부 · 희신 · 조후 · 기신 · 용신을 "방법"과 "결과"로 나눠 보자.
정답 보기
- 나무와 물 — 나와 같은 나무, 그리고 나무를 낳는 물.
- 희신 쇠, 기신 흙 — 쇠는 물을 낳고(쇠에 물방울이 맺힌다), 흙은 둑이 되어 물을 막는다.
- 물 — 조후. 뜨거운 사주를 먼저 식혀야 한다.
- 방법: 억부 · 조후 / 결과: 용신 · 희신 ·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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